'인도네시아어 공부' 카테고리에서 제일 먼저 쓰는 글에 어떤 게 좋을까 생각하다가 당연히 인사 표현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도네시아어로 감사와 사과 표현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인사 표현은 사뭇 다릅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모두 영어를 배웠기에 인도네시아 인사가 영어 표현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영어와는 또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영어와 비슷하지만 더 다양하기도 하고, 더 심플하기도 합니다.
먼저 가장 기본적인 인사는 영어식 표현과 같이 하루 중 시간에 따른 인사입니다.
아침 인사는 selamat pagi [슬라맛 빠기] 라고 하고 새벽부터 오전 10시경까지 사용합니다.
점심 인사는 selamat siang [슬라맛 시앙] 이라고 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경까지 사용합니다.
오후 인사는 selamat sore [슬라맛 소레] 라고 하고 오후 2시부터 해 질 때까지 사용합니다.
밤 인사는 selamat malam [슬라맛 말람] 이라고 하고 해 진 후부터 자정까지 사용합니다.
selamat = '안전한, 무사한', pagi = '아침', siang = '낮', sore = '오후', malam = '밤'이라는 뜻으로 selamat 은 생략하기도 합니다. 그냥 pagi~, siang~, sore~, malam~ 이라고 하는 거죠. 이 인사가 가장 기본적인 인사이며 만났을 때나 헤어질 때 그리고 형식적인 자리에서 인사할 때도 사용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apa kabar? [아빠 까바ㄹ] 가 있습니다. apa = '무엇', kabar = '소식'이라는 뜻으로 한국식으로는 '어떻게 지내셨어요?' 정도가 됩니다. 영어식 how are you? 와 비슷하고 대답 역시 영어식 good과 비슷하게 baik [바익] 이라고 합니다. baik = '좋습니다' 또는 baik-baik saja = '모든 게 좋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apa kabar를 kabarnya bagaimana? [까바르냐 바가이마나] 같이 조금 다르게 표현 하기도 하는데요. bagaimana = '어떻게'라는 뜻으로 apa kabar와 같이 '어떻게 지내셨어요' 정도가 됩니다.
인사한 상대방에게 다시 인사를 할 때에 영어식 and you? 같은 표현은 하지 않습니다. 다시 apa kabar? 또는 kabarnya bagaimana? 식으로 인사를 합니다.
이렇게 인도네시아어를 공부해도 실제 현지인과 대화를 하면 상당히 다른 느낌이 드는 이유는 인도네시아에서는 대화할 때 호칭/존칭을 항상 사용합니다. 실제로 어떤 두 사람이 만나서 인사를 나눈다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A : apa kabar, pak? [아빠 까바ㄹ, 빡]
B : baik, pak. kabarnya bagaimana, pak? [바익, 빡. 까바르냐 바가아마나, 빡?]
A : baik, pak. [바익, 빡]
여기서 B라는 사람이 외국인이면 또 달라집니다. 남성을 예를 들면,
A : apa kabar, Mr? [아빠 까바ㄹ, 미스떠ㄹ]
B : baik, pak. kabarnya bagaimana, pak? [바익, 빡. 까바르냐 바가이마나, 빡?]
A : baik, Mr. [바익, 미스떠ㄹ]
pak [빡] 은 Bapak [바빡] 의 줄임말로 아버지라는 뜻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혼 남성에 대한 존칭으로 사용됩니다. 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 bu [부] 라고 하는데 이는 Ibu [이부] 의 줄임말로 어머니라는 뜻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혼여성에 대한 존칭으로 사용됩니다.
외국인에게는 일반적으로 남성의 경우 Mr. [미스떠ㄹ], 여성의 경우 Miss [미쓰] 또는 Nona [노나] = '미혼여성', Nyonya [뇨냐] = '기혼여성' 식으로 존칭을 해 줍니다.
시장 같은 장소에서는 남성의 경우 ko/koh [꼬] 라고 부르기도 하고, 여성의 경우 cece [쩨쩨] 나 cici [찌찌] 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인도네시아에서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즉 인도네시아 화교를 부르는 호칭입니다. ko/koh는 형씨(또는 오빠) 정도고 cece/cici는 언니(또는 누나) 정도로, 이렇게 불리는 이유는 인도네시아에는 화교들이 많고, 현지인들이 볼 때에는 한국인도 중국인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왜 koh 냐 난 한국인이지 중국인이 아니다!' 이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호칭 역시 존칭에 가깝기 때문에 기분 나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Pak이나 bu로 불렸다면 현지인으로 착각했거나(피부색이 까맣거나), 현지인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잘 스며들어있다는 뜻이므로 이 역시 기분 나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친구 사이나 친한 사이는 아주 간단히 인사를 합니다.
그냥 halo [할로] 또는 hai [하이]라고 합니다. 영어와 비슷하죠?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halo / hai / apa kabar 나 시간에 맞는 인사 Selamat pagi/siang/sore/malam로 시작하고 본인의 이름을 밝힙니다. 좀 더 예의를 갖춘다거나 좀 더 친근하게 말하려면 인사 뒤에 salam kenal [살람 끄날] 정도를 붙입니다. salam = '인사', kenal = '알고 지내다'라는 뜻으로 '알게 되어 반가워요'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하리스라는 현지인과 홍 씨가 친한 사이인데 길에서 하리스의 친구 아유를 만나서 서로 소개할 때,
하리스 : 안녕 아유, 이 사람은 내 친구 미스터 홍이야.
아유 : 오~ 안녕하세요 미스터 홍, 알게 되어 반가워요. 내 이름은 아유예요.
홍 : 안녕하세요 아유. 저도 알게 되어 반가워요.
Haris : hai Ayu, ini temanku Mr. Hong. [하이 아유, 이니 뜨만꾸 미스떠ㄹ 홍]
Ayu : oh~ hai Mr. Hong, salam kenal ya. namaku Ayu. [오~ 하이 미스떠ㄹ 홍, 살람 끄날 야, 나마꾸 아유]
Hong : hai Ayu, salam kenal juga ya. [하이 아유, 살람 끄날 주가 야]
인도네시아에서는 반말/존댓말이 없기 때문에 회사나 형식적인 자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hai를 apa kabar 나 시간에 맞는 인사 selamat pagi/siang/sore/malam 정도로 바꾸면 됩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 처음 입사해서 팀원들에게 첫인사를 할 때, Selamat pagi, salam kenal semua, nama saya Hong gil-dong. (좋은 아침입니다. 모두들 만나서 반가워요. 제 이름은 홍길동입니다.) 정도로 인사를 시작하면 됩니다.
인도네시아 회화 책을 보면 처음 만났을 때 하는 인사 표현으로, Senang bertemu dengan Anda(당신을 만나서 기쁩니다)라고 나오는 책이 있습니다. 저는 9년 동안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표현입니다. I am fine. thank you, and you? 같은 표현인 거죠.
이상으로 인도네시아어 인사 표현을 마칩니다. 댓글 달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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