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어

[초급] 친구에게 쓰는 편지

O.K 2022. 11. 9. 18:28

예전에 인도네시아어를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할 때에 구해놨던, 지금은 집에 굴러다니는 Bahasa Indonesia SD kelas 4 (초등학교 4학년 국어책) 책을 집에서 발견했습니다. 무심결에 페이지를 몇 장 넘겼는데 모르는 단어가 수두룩 했습니다. 이 나라에 온 지 벌써 9년인데 초등학교 4학년 책이 이렇게 어려워서 어떻게 하나, 다시금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지문을 조금씩이라도 블로그에 올리면서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첫 번째 단원에 Menulis Surat (편지 쓰기)라는 주제가 있고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가 지문으로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이라 그런지 내용이 유치하지만 공부를 위해서는 오히려 딱딱한 거보다 이런 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먼저 아래 지문을 해석 없이 보고 얼마나 이해가 되는지 본인 스스로 평가해 보세요. 아래 지문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전부 다 이해하고 너무 쉽다면 이번 지문은 그냥 넘어가도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완전 초급 수준으로 풀 해석을 해보려고 합니다. 나중에는 중급 수준으로 해석하는 지문들도 올려볼 예정입니다.

 

Sahabatku, Rudi, yang baik.

  Apa kabar, Rud? Bagaimana sekarang? Kau sehat-sehat saja, kan? Aku harap semua baik-baik saja dan kau tambah pintar di kota. Mengapa suratku yang dulu tidak kaubalas? Jangan sombong, ya! Mentang-mentang di kota, terus sombong. Tolong suratku ini segera dibalas lagi, biar tidak terkesan sombong lagi. 

(후략)

여기까지가 지문의 앞부분입니다. 뒤에 내용이 더 있지만 조금만 가져왔습니다. 왜냐면 지문이 길면 해석이 너무 길어질 것 같습니다. 이제 빡시게 하나하나 해석을 해 볼까요?

 

Sahabatku, Rudi, yang baik.

[사하밧꾸, 루디, 양 바익]

나의 좋은 친구, 루디에게

Sahabat [사하밧]은 정말로 친한 친구를 의미합니다. 친구를 말할 때 일반적으로 teman [뜨만]이라고 많이 하는데 teman은 친분이 있는 모든 사람을 일컫는다면, sahabat은 학교 친구 같은 정말로 친한 친구를 의미합니다. sahabat 뒤에 ku 가 붙었네요. ku [꾸]는 aku [아꾸]의 준말로 '나'를 뜻하는 인칭대명사이고, 명사 뒤에 바로 인칭대명사가 오면 소유격입니다. aku는 이렇게 소유격으로 사용할 때에 명사 뒤에 ku로 줄여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yang baik [양 바익]은 '좋은'이라고 해석하고 여기서 yang 은 관계사로 선행사를 수식합니다. 즉, 좋은 루디인 거죠. 루디의 앞에는 '내 친구'가 붙어 있으니 '나의 좋은 친구 루디에게'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Apa kabar, Rud? Bagaimana sekarang? Kau sehat-sehat saja, kan?

[아빠 까바ㄹ, 룻? 바가이마나 스까랑? 까우 세핫세핫 사자, 깐?]

소식이 어때, 루디? 요즘 어떠니? 너는 모든 게 건강할 거야 그렇지?

Apa [아빠]는 '무엇'을 의미하고 여기서는 의문사입니다. kabar [까바르]는 '소식'이라는 뜻이고요. Apa kabar를 직역하면 '소식이 어때'가 되지만 우리나라의 '안녕하세요' 같이 의미 없이 쓰이는 인사말로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자주 쓰는 인사말입니다. 답변할 때는 일반적으로 Baik [바익]이라고 '좋다'라고 대답합니다.

 

Bagaimana [바가이마나]는 '어떻게'를 의미합니다. sekarang [스까랑]은 '지금/요즘'이라는 뜻으로 Bagaimana sekarang? 하면 '요즘 어때?'가 됩니다. 영어권의 'How are you'와 같이 이 역시 어떤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흔히 쓰이는 인사말입니다. 역시 답변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Baik [바익]이라고 '좋다'라고 대답합니다.

 

나는 요즘 좋지가 않은데 꼭 baik이라고 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우리나라에서 누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을 때 그냥 '네, 안녕하세요.'라고 대답하지 '안녕 못 합니다'라고 대답하진 않잖아요? 그냥 그런 겁니다. 만약, 장난으로라도 안녕 못 합니다라고 하고 싶다면 biasa aja [비아사 아자]라고 대답하면 됩니다. biasa [비아사]는 보통/일반적이라는 뜻이고 aja [아자]는 saja [사자]의 줄임말로 just와 같이 '그냥'이라는 뜻이 됩니다. biasa aja라고 하면 '그냥 그래요'라는 표현이 되고, 분명 상대방은 웃을 겁니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을 때 안녕 못 합니다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ㅋㅋ

 

Kau [까우]는 engkau [응까우]의 준말로 '너'라는 뜻입니다. kau/engkau는 격식 없는 사이에 쓰는 표현으로 외국인이 쓸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상대방을 의미하는 '너'라는 뜻으로 일반적으로는 Kamu [까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 외에도 Anda [안다]라는 것도 있는데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Kamu [까무] = 가장 일반적입니다. 소유격으로 사용할 때에 명사 뒤에 mu [무]로 줄여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barangmu [바랑무]라고 하면 barang [바랑]은 물건이라는 뜻이고 mu는 kamu의 준말로 '네 물건'이 됩니다.

Anda [안다] = 일반적이긴 하지만 딱딱하고 사무적인 표현입니다. 우리나라 말로 굳이 바꾸면 '당신' 정도 되겠습니다. 무언가 공식적이거나 사무적인 표현을 할 때나, 비판하거나 차갑게 말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ngkau/kau [응까우/까우] = 친한 사이나 격식 없는 사이에 사용됩니다. 우리나라 식으로 생각하면 어리거나 젊은 층이 친구/연인 사이에 쓰는 말 정도 되겠습니다. 실제로 노래 가사에 많이 나오는 표현입니다.

 

다시 지문으로 돌아와서 sehat-sehat [세핫-세핫]에서 sehat은 건강이라는 뜻으로 sehat-sehat 하고 두 번을 쓰면 강조 또는 전부의 의미를 갖습니다. 즉, '모든 건강'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왜 강조가 아니라 전부의 의미로 해석했냐면 이건 말할 때 상황이나 글의 문맥에 따라 다릅니다. 약간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이라 다른 예를 들어보면 어떤 가게에 들어가서 mahal-mahal [마할-마할]이라고 말하면 mahal [마할]은 비싸다는 뜻인데 두 번을 썼으니 많이 비싸다는 뜻일까요? 아닙니다. 모든 게 비싸다는 표현이 더 어울립니다. 많이 비싸다고 하려면 mahal sekali [마할 스깔리] 정도로 표현하는 게 일반적이니까요. 여기서 sekali [스깔리]는 '매우'라는 뜻입니다.

 

saja [사자]는 위에서도 설명했듯 '그냥'이라는 뜻으로 문장 안에서 아무 의미 없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kan [깐]은 iya/bukan의 줄임말로 문장 뒤에서 kan? 하고 물으면 앞 쪽 문장을 되묻는 표현이 되기도 하고, '분명/반드시'라는 의미로도 쓰입니다. iya/bukan에서 iya [이야]는 '네/그래'라는 뜻이고 bukan [부깐]은 '아니다'라는 부정어로 iya/bukan 즉, '그래 안 그래?' 정도로 해석하면 되는데요,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주 많이 쓰는 표현으로 어떤 말을 하고 난 뒤에 yakan? [야깐?] 하고 되묻기도 하고, 위에서처럼 그냥 kan 만 붙여서 말하기도 합니다. 이 표현은 나중에 따로 한번 더 정리를 하겠습니다.

 

Aku harap semua baik-baik saja dan kau tambah pintar di kota. 

[아꾸 하랍 스무아 바익바익 사자 단 까우 땀바ㅎ 삔따ㄹ 디 꼬따]

나는 네가 모든 게 좋고 네가 도시에서 더 똑똑해졌기를 희망해.

aku [아꾸]는 '나'를 의미하고, harap [하랍]은 희망하다는 동사입니다. semua [스무아]는 모든 것/모두를 의미하고 baik-baik [바익-바익]에서 baik은 좋다는 뜻으로 '나는 모든 게 좋기를 희망한다' 정도로 해석하면 됩니다. dan [단]은 '그리고'라는 뜻의 접속사로 여기서는 뒤에 주어 동사가 다시 나오니 구 접속사라고 해야겠네요. 주어 동사가 한번 더 나오니 두 개의 문장처럼 보일 수 있는데, 이런 부분도 말할 때 상황이나 글의 문맥에 따라 달라집니다. kau[까우]는 위에서 설명했듯 '너'라는 뜻이고요, tambah [땀바ㅎ]는 '추가하다/더하다'라는 뜻으로 tambah 자체는 어근인 명사지만 인도네시아에서 그냥 tambah라고 말하면 동사로 인식됩니다. 정확하게 동사로 사용하려면 menambahkan/tambahkan 또는 bertambah와 같이 사용해야 하고 명사는 tambahan이나 pertambahan이라고 써야겠지만 인도네시아어 자체가 문법적으로 오류가 많고, 어근을 동사처럼 쓰는 경우가 매우 일반적이기 때문에 문법적으로 정확하게 이해하기보다는 표현을 익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pintar [삔 따르]는 '똑똑한'이라는 형용사로 tambah pintar라고 하면 똑똑한 게 추가됐으니까 '더 똑똑해진'이라고 해석하면 됩니다. di kota [디 꼬따]에서 di는 장소 앞에 붙는 전치사고 kota는 도시를 뜻합니다. 

 

Mengapa suratku yang dulu tidak kaubalas?

[믕아빠 수랏꾸 양 둘루 띠닥 까우발라스?]

왜 예전 내 편지에 너는 답장을 안 했어?

Mengapa [믕아빠]는 '왜'를 뜻하는 의문사입니다. '왜'를 뜻하는 의문사로 kenapa [끈아빠]도 있습니다. mengapa 보다는 kenapa [끈아빠]를 많이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인도네시아 친구에게 물어보니, mengapa는 너무 여성스럽거나 애 같은 표현이라 닭살 돋는다고 그냥 kenapa를 사용하라고 하더군요. 왜 그런지는 제가 원어민이 아니니 알 수 없고, 그냥 의도적으로 kenapa를 사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surat [수랏]은 '편지/문서'를 뜻하고요. 뒤에 ku가 붙었으니 '내 편지'가 되겠습니다. yang은 위에서 설명했듯 관계사로 선행사를 수식하고 dulu [둘루]는 '예전'과 같은 과거를 뜻합니다. 그래서 suratku yang dulu는 '예전의 내 편지'가 되겠습니다.

 

tidak [띠닥]은 부정어로 뒤에 오는 동사를 부정합니다. 보통 bukan은 명사를 부정하고 tidak은 동사를 부정한다고 배우는데요. 이렇게 기억하면 많이 헷갈립니다. 말하는 도중에 명사, 동사를 언제 생각하고 말합니까? 제가 쉬운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bukan은 명사를 부정한다고 기억하지 마시고, '물건/사물'을 부정한다고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좀 덜 헷갈립니다. 예를 들어 내가 아이폰을 사용하는데 누군가가 "니 핸드폰은 화면이 참 밝은걸 보니 삼성이 만든 핸드폰이지?"라고 물었을 때 "아니야, 이거 애플에서 만든 거야"라고 대답을 하려면 tidak과 bukan 중 무엇으로 대답하실 건가요? 핸드폰은 명사니까 bukan을 써야 하나? 만들다는 동사니까 tidak을 써야 하나 순간적으로 헷갈립니다. 그리고 그렇게 까지 생각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많은 한국사람은 tidak을 선택합니다. 왜냐면 동사를 부정하는 말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동으로 tidak을 선택하는 거죠. 물건/사물을 부정한다고 기억을 했으면 좀 더 쉽게 bukan을 선택하게 될 겁니다. 그럼 tidak은 언제 써야 할까요? tidak은 사람/동물이 하는 거에는 대부분 tidak이 들어갑니다. 나, 너, 그들에 대한 내용이면 보통 tidak을 쓰게 됩니다. 예를 들어 '너는 다이어트에 성공한 거 같아!'라고 누군가 말했을 때 '아니야, 나는 아직 성공 못했어'라고 말하려면 나, 너, 그들 중 하나기 때문에 그냥 tidak으로 부정하면 됩니다. 

 

kaubalas [까우발라스]는 '너는 답장하다'인데, 앞에 부정어 tidak 이 붙어서 '너는 답장하지 않다'가 됩니다. 이 문장은 문법적으로 상당히 설명할게 많은 문장입니다. 제가 문법적으로 정확하게 설명은 불가능하지만, 목적어인 '내 편지'를 주어로 가지고 온 수동태 도치 문장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도치문이 아닌 일반문으로 바꾸면 mengapa kau tidak balas suratku yang dulu?라고 쓸 수 있습니다. 의미는 같지만 위 편지에서는 목적어인 '내 편지'를 주어로 가져오면서 '너'를 주어로 내세우는 것보다 덜 공격적이면서 '내 편지'를 강조하는 느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인도네시아 인들은 수동태 또는 사역 수동태로 말하는 것이 매우 일반적입니다. 어떤 사회의 문화는 언어에 반영이 되기 때문에 언어를 잘 살펴보면 사회의 문화적 특징들을 읽어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상대방을 직접적으로 지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신 수동태나 사역 수동태 형식으로 간접적으로 돌려서 말을 하죠. 인도네시아어로 이런 수동태/사역 수동태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다면 인도네시아어 고급 수준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 수동태에 대해 정리를 해보고 싶습니다.

 

Jangan sombong, ya! Mentang-mentang di kota, terus sombong. 

[장안 솜봉, 야! 믄땅믄땅 디 꼬따, 뜨루스 솜봉]

건방 떨지 마! 도시에 있다고 건방져졌어.

Jangan [장안]은 부정 명령어입니다. 즉, '~하지 마라'가 됩니다. jangan 뒤에는 기본적으로는 동사나 형용사 원형이 오는데 변형도 많습니다. sombong [솜봉]은 '건방진/무례한'의 뜻을 가진 형용사로, jangan sombong 하면 '건방 떨지 마' 정도가 되겠습니다. 뒤에 ya는 말을 부드럽게 끝마치거나, 강조하거나, 되묻거나 여러 용도로 쓰이는데 특별한 의미는 없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아도 문제는 없습니다. 부정 명령어가 나왔으니 '그러지 마라'라는 표현도 알아볼까요? 인도네시아어로 그러지 마라는 jangan seperti itu라고 하는데요. seperti [스쁘르띠]는 '~와 같이'라는 뜻이고 itu [이뚜]는 '그것/저것'을 의미하는 지시 대명사입니다. seperti itu는 줄여서 begitu [브기뚜], kegitu [케기뚜], gitu [기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jangan seperti itu = jangan begitu = jangan kegitu = jangan gitu. begitu/gitu는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고 kegitu는 자카르타/수도권 사람들이 많이 사용합니다. 자카르타/수도권에서만 많이 사용하는 말들을 바하사 브따위라고도 하는데요. 인도네시아어와 거의 같지만 몇몇 표현들이 다릅니다. 인도네시아어가 쉽다고들 하는데 이런 식의 줄임형이나 은어/속어가 많고 심지어는 자와어(자바어)까지 섞이면서 결코 쉽지만은 않은 언어라고 생각됩니다. 말을 하는 거는 인도네시아어 표준어를 배워서 하면 되지만, 듣는 거는 표현들이 여러 가지라 배우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mentang-mengtang [믄땅믄땅]은 '~한 이유로'라는 뜻이고 뒤에 di kota [디 꼬따]는 '도시에'라는 뜻으로, mentang-mentang di kota 하면 '도시에 있다는 이유로' 정도로 해석하면 됩니다. terus [뜨루스]는 '곧바로/분명히/되다/이어서/계속'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여기서는 '되다'라는 뜻입니다. sombong은 '건방진'이라는 뜻으로, terus sombong 하면 '건방져지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terus는 '계속'이라는 뜻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요, 왜 여기서는 '되다'로 해석했을까요? 그건 문맥에 따라 다르고 terus의 위치도 다릅니다. '계속해서 건방지다'라고 하려면 sombong terus로 terus가 뒤로 가야 합니다.  

 

Tolong suratku ini segera dibalas lagi, biar tidak terkesan sombong lagi.

[똘롱 수랏꾸 이니 스그라 디발라스 라기, 비아ㄹ 띠닥 뜨르끄산 솜봉 라기]

더 건방지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이 편지에 반드시 빨리 답장해줘. 

Tolong [똘롱]은 부탁이나 요청할 때 사용하는 말인데요, 영어의 please와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굉장히 많이 쓰는 말로, 다른 말 없이 "Tolong, ya"라고 하면 '도와주세요'가 됩니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Tolong!!!"이라고 외치면 '도와주세요!!!'가 되겠죠. suratku [수랏꾸]는 surat '편지'에 ku가 붙어서 '내 편지'가 됩니다. ini는 '이것'을 의미하는 지시 대명사로 여기서는 '이 편지'가 되겠죠. segera는 '빨리/서둘러서'라는 뜻이고 dibalas [디 발라스]는 balas '답장하다'의 수동태입니다. 인도네시아어에서 수동태는 동사 앞에 di를 붙여서 만듭니다. 그러면 저 위 위 문장에서는 왜 dibalas를 안 쓰고 kaubalas라고 했을까요? kau 대신 di를 써도 문법적으로 문제는 없습니다. kau를 써서 '네가 답장하는 것'을 강조했다고 생각합니다. 

 

dibalas 뒤에는 lagi가 붙었습니다. lagi는 '더욱/더/~하고 있는/물론/또한' 등의 여러 뜻을 가졌는데 여기서는 '반드시'와 같은 의미로 쓰였다고 보입니다. lagi는 뜻이 워낙 많기 때문에 원어민이 아닌 이상 상황과 문맥에 따라 적절히 해석을 해야 합니다. biar [비아ㄹ]는 '~하게 하다/~할지라도'의 뜻을 가졌는데 저는 '~하기 위해'로 해석을 잘합니다. terkesan [뜨르끄산]은 '~느낌이 들다/~기분이 들다'의 뜻으로 뒤에는 어떤 느낌이나 기분이 오게 됩니다. biar tidak terkesan 이면 '~한 기분이 들지 않도록' 정도로 해석이 됩니다. 뒤에 sombong lagi에서 lagi는 '더욱, 더'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그래서 '더 건방지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문장에서는 주어가 생략되었는데 풀어서 쓰면 biar kamu tidak terkesan sombong lagi '네가 더 건방지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이라고 쓰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잘 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주어가 느끼는 것이 아니고 주어가 그 느낌을 들게끔 만든다는 겁니다. 사역 수동 동사라고 해야 할까요? 인도네시아어 동사에서는 ter나 memper가 붙어서 이렇게 사역 수동형이 되는 것들이 종종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인도네시아어는 사역/수동형이 참 많습니다.

 

드디어 지문 해석이 끝났습니다. 이게 초등학교 4학년의 지문입니다. 문법적으로 설명하기 난해한 것들이 많죠. 그래서 제가 위에서 인도네시아어가 문법적으로 오류가 많다고 했던 겁니다. 아마 인도네시아 초등학교 학생들이 이렇게 풀어서 문법적으로 공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어 국어 전공자가 아닌 이상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 같고요.

 

다음에는 좀 더 어려운 지문을 해 볼 예정이었는데 또 이렇게 풀 해석을 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혹시 이 글이 도움이 되신 분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다음 지문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소감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잘못된 부분이나 모자란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