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x 꿀팁

인도네시아 오픈마켓 짝퉁 사기 판매 조심하세요.

O.K 2022. 6. 13. 00:15

인도네시아에서 오픈마켓 사용해 보신 적 있나요? 오픈마켓은 마켓 플레이스라고도 하는데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지마켓, 옥션, 11번가 정도가 대표적이고, 소셜커머스라는 이름으로 쿠팡, 위메프, 티몬 정도가 있는데 이것도 사실 오픈마켓과 대동소이합니다. 인도네시아에는 또꼬페디아(Tokopedia), 쇼피(Shopee)가 점유율을 거의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고, 부까라빡(Bukalapak), 라자다(Lazada), 블리블리(BliBli) 등은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고 지금은 버티기에 들어간 것처럼 보입니다.

 

또꼬페디아(Tokopedia), 쇼피(Shopee) 두 플랫폼 모두 C2C 로써 사업자등록번호 없이 개인이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비양심적인 판매자가 많고 피해는 고스란히 구매자가 떠안아야 합니다. 그동안 또꼬페디아나 쇼피 모두 구매자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번 환불이나 불만 접수 규정들을 업데이트했지만, 최근에도 계속해서 이 규정들이 바뀌고 있고, 최근 판매 수수료를 삥 뜯기 받기 시작해서인지 약간은 판매자 쪽에 유리한 부분들이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몇 달 전만 해도 판매자가 주문 확인을 하기 전에는 구매자가 언제든지 주문을 취소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판매자가 아직 주문 확인을 안 했어도 반드시 판매자가 승인을 해야만 주문 취소가 가능하게 바뀌었습니다. 판매자가 부재중이거나 대응이 느린 경우에는 며칠을 기다려야지만 주문 취소가 되는 거죠. 

 

어쨌든 저는 인도네시아 오기 전 한국에서도 웬만한 쇼핑은 오픈마켓을 통해서 하던 버릇이 있다 보니 인도네시아에 와서도 열심히 오픈마켓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한동안 -적어도 재작년까지는- 불량 판매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수십 건 중에 한 건 정도 불량이 있었는데 그 정도는 한국에서도 있는 일이니 너그럽게 판매자를 용서해주면서 환불 요청을 했었죠.

 

하지만 작년부터 눈에 띄게 불량 판매가 늘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먹고살기 힘들어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또꼬페디아, 쇼피에서 이런 불량 판매자를 걸러내는 시스템이 잘 안 돌아가는 것인지, 원인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구매자에게 계속 이런 피해가 오는데도 불량 판매자에 대한 제재가 없거나 구매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불충분하다면 구매자는 결국 플랫폼 자체에 등을 돌릴수 밖에 없을꺼라는 겁니다. 저만해도 작년과 올해 여러번 불량판매 때문에 멘탈이 붕괴되고 요즘에는 오픈 마켓 사용이 많이 꺼려집니다.

 

제가 겪은 몇 가지 불량 판매 사례를 알려드리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불량 판매란 상태가 불량인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지만 여러 케이스가 있을 수 있고 저는 아래와 같이 두 케이스로 나눠서 글을 쓰겠습니다. 

 

짝퉁 사기 판매 : 상품설명과 실제 상품이 동일하지 않거나, 정상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경우

비양심 판매자 : 상품설명과 실제 상품이 동일하지만 품질이 안 좋거나, 사용상 애로사항이 있는 경우

 

먼저 충격과 공포의 짝퉁 사기 판매 사례입니다.

두 케이스 모두 짜증 나지만 짝퉁 사기의 경우 완전 분노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수취 확인을 해버린 경우에는 불만 접수도 어렵고 해서 환불/교환을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행히 수취 확인 전에 불만 접수를 했다 하더라도 환불/교환 처리하려면 다시 재포장해야 하고 택배 기다리고, 시간 버리고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1. 센소다인 Sensodyne Repair & Protect

치약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알겠지만 상당히 비싼 치약입니다. 치약 하나에 Rp45,000 정도니까 대략 4천 원 정도 하네요.

인도네시아 치약이 잘 맞는 게 없어서 이것저것 써보다가 괜찮아서 오랫동안 써 온 치약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마트 가기가 겁나서 온라인으로 몇 번 시키다가 짝퉁을 만났습니다.

 

GSK 센소다인 짝퉁과 정상품
센소다인 짝퉁 구별법

자, 어느 쪽이 짝퉁일까요? 이 치약을 원래 썼던 사람이면 모를까 처음 쓰는 사람이라면 어떤 게 짝퉁인지 구별하기가 힘듭니다. 바로 왼쪽이 짝퉁입니다. 튜브 끝에 LOT 넘버가 찍힌 부분을 보면 좀 더 명확한데요. 마트에서 구매한 우측 정상품의 경우 저렇게 지저분하지 않습니다.

 

치약을 개봉하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너무 묽다고 할까요? 첫 번째 사진을 보면 좌측 치약이 더 묽게 보이죠. 원래 이 치약이 약간 묽긴 하다만 이건 좀 심했습니다. 5개를 구매했기 때문에 다 버리려니 아까웠고, 그렇다고 그냥 무시하고 쓰기에는 구강 위생용품이다 보니 찝찝하고요.

 

아무래도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서 GSK에 문의를 해봤습니다. 짝퉁이 아니라고 하면 맘 편하게 쓰면 되는 거니까요. GSK 글로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Customer Care로 직접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사진을 8장 정도 찍어서 보내면서 이거 정상품인지 확인을 해 달라고요. 

 

주말인데도 금방 이메일이 왔습니다. 인도네시아 컨슈머 릴레이션 쪽으로 포워딩하겠다고요. 그리고 하루 후 인도네시아 GSK에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몇 가지 질문들이 있어서 답변을 해줬고, 그다음 이메일에서 바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GSK는 사무적이지만 상당히 빠르게 대응을 하더군요. 글로벌 기업의 고객센터 경험은 꽤 좋았습니다. 

 

(구글번역) 우리의 조사에 따르면 귀하가 최근에 구매한 Sensodyne Toothpaste Repair and Protect 100g 제품은 더 이상 Sensodyne 제품을 제조하지 않는 생산 현장에서 제조되었습니다. 이 제조업체의 마지막 배치는 만료된 지 오래되었으므로 판매해서는 안 됩니다.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귀하가 구매한 Sensodyne Toothpaste Repair and Protect 100g 제품은 이미 유효 기간이 만료되었으며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유통기한이 많이 지난 제품의 생산일자/사용기한을 다시 찍고 박스 포장을 새로 한 짝퉁이었습니다. 이제 짝퉁임을 확인했으니 교환 또는 환불을 해야 하는데, 구매 후에 바로 사용한 게 아니기 때문에 이때는 이미 수취 확인을 한 상태였습니다. 또꼬페디아에 불량 접수를 할 수가 없었죠. 결국 그냥 짝퉁을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2. 삼성 USB 메모리스틱 128GB

USB 가 필요해서 또꼬페디아를 보던 중 삼성 USB 3.0 128GB가 Rp110,000에 올라와 있더라고요. 해당 상품이 천 개도 넘게 팔렸고 상품평도 4.8 (거의 만점)이더라고요. 저는 낸드플래시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이제 128기가 제품을 만원에 살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여기가 인도네시아인 것을 망각한 거죠. 왜냐면 인도네시아에서는 평을 매우 후하게 주거든요.

 

물건이 도착했습니다. 겉 케이스까지 정말 정품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파일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음? 왜 이렇게 느리지? 서... 설마 짝퉁? 속도 테스트를 해 봤습니다.

 

앗, 아아아... 이것은 USB 2.0 인가? 짝퉁이구나. 용량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50기가 이상에서는 에러가 납니다. 재밌는 건 50기가 까지는 데이터 오염이 조금 보이지만 대충 쓸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면 MP3 파일을 50기가 가득 채우면 파일 열몇 개만 에러가 나고 나머지 수백 개는 잘 재생됩니다. 환불/교환 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번에도 이미 수취 확인을 한 상태였습니다. 상품평이라도 남기자, 별 1개를 주고 코멘트에 이 제품은 Palsu/Fake 다라고 설명해 줬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전체 평은 4.8에 계속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또꼬페디아는 이런 불량 판매자를 거를 수 있는 시스템이 안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있다 하더라도 아무도 신고하지 않는 거겠죠.


3. 로지텍 무선 마우스

노트북이던 데스크톱이던 무선 마우스를 한번 쓰기 시작하면 유선은 못 쓰죠. 그렇다고 비싼 걸 쓰기는 싫기 때문에 저렴한 로지텍 무선 마우스를 구매해서 대충 1~2년 정도 쓰다가 상태가 살짝 안 좋아지면 바꾸곤 합니다. 먼저 쓰던 게 클릭이 살짝 이상해서 똑같은 걸로 로지텍 무선 마우스를 (특별히 저렴하지도 않게) 정가 주고 샀습니다.

 

요렇게 생긴 제품인데요. 역시나 케이스까지는 정품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제품을 책상 위에 놓고 사용하는데 마우스 포인터가 제대로 안 따라오는 겁니다. 어라 이거 왜 이러지. 먼저 쓰던 건 마우스패드를 쓰지 않아도 잘 됐었거든요. 새로 구매한 건 마우스패드나 종이를 깔지 않으면 포인터가 제대로 따라오질 못하는 겁니다. 대충 A4 한 장 깔고 쓰려고 했는데 다섯 번 클릭을 하면 한 번은 더블클릭이 됩니다. 

 

으악~ 또 짝퉁이다. 이번에도 이미 수취 확인을 한 상태였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 당하면서 물건 도착하면 수취 확인부터 해버립니다. 

 

여기까지가 충격과 공포의 짝퉁 사례였습니다. 비양심 판매자 사례는 너무 많아서 다음 글로 나눠서 포스팅하겠습니다.

 

불량 판매자에게 철퇴를 내릴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물건이 도착하면 수취 확인은 뒤로 미루고 빨리 뜯어서 테스트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처음 왔을 때 놀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자마트에서 물건을 샀는데 계산하고 나니 옆으로 부르더라고요. 물건을 다 뜯어서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경험을 해 보지 못했던 거라 좀 당황을 했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 유명한 전자마트에서도 그렇게 확인을 하는 나라인데, 온라인 오픈마켓이니 더더욱 믿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화나고 스트레스받는 게 당연하지만, 그냥 그런 나라인 거겠죠.

 

 

비양심 판매자 사례들을 모아 본 '인도네시아 오픈마켓 불량 판매자 주의하세요.를 읽어보시려면 아래 링크 참고하세요.

 

인도네시아 오픈마켓 불량 판매자 주의하세요.

인도네시아 오픈마켓 짝퉁 사기 판매 조심하세요. 에 이어서 이번에는 인도네시아 오픈마켓에서 불량 제품을 판매하는 불량 판매자 또는 비양심 판매자들에 대해 써봅니다. 불량 판매 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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